금주의 설교

칼럼

말씀과 꽃 017 / 광대나물

  • 관리자
  • 2021-01-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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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꽃 017 / 광대나물

[시편 62:1]
내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을 기다림은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
광대나물은 이른 봄 보랏빛 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늦은 가을에 싹을 내고 온전히 겨울을 난 뒤에야 꽃을 피우기 때문에 한 해살이 풀이 아니라 두해살이 풀입니다. 늦가을에 싹을 냈으니 추운 겨울을 보내기가 만만치 않겠지요. 게다가 한 겨울임에도 잠시 봄날처럼 따스한 날, 혹은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꽃들도 있습니다. 아주 작은 햇살과 겨울 중 따스한 며칠 동안 피어난 꽃들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간절히 봄을 기다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피어난 꽃들 중에서는 함박눈이나 꽃샘추위의 기습을 받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 피어나기 시작했으니,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갑니다.


기다림을 앞당겨 한 겨울에도 피워내던 꽃은 마침내 봄이 오면 옹기종기 모여 보랏빛으로 들판을 물들입니다.
봄바람이 불면 보랏빛 물결이 일렁이고, 빛나는 아침햇살에는 간밤에 내린 이슬을 송골송골 꽃마다 달고 영롱하게 빛납니다. 두어 번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어느새 15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리듯 선명합니다.


그런데 이 예쁜 꽃의 다른 이름이 있는데 ‘코딱지풀’이라는 이름입니다.
꽃이 코딱지만 해서 붙여진 이름인지 모르겠습니다. 허긴, 광대나물이라는 이름도 그렇습니다. 

가만 살펴보면 꽃에 점점이 박혀있는 진한 보라색 점들은 분장한 삐에로를 연상시킵니다.
코딱지나 광대, 이런 이름이 붙은 것들은 아무래도 귀한 대접을 받는 것들과는 거리가 좀 있겠지요.
흔하디흔한 존재요, 잡초취급 당하는 풀, 그것은 흔하디흔한 존재요, 잡초취급 당하는 이 땅의 민중들, 사회 저변에서 살아가는 연약한 이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고난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그들은 새 날을 염원합니다.
속히 그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기어이 그 날을 만들어갑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가진 자들이 이룬 역사가 아니라, 가지지 못한 이들이 이룬 역사라고들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음으로 혁명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요, 혁명적인 삶은 기다림의 삶이기도 한 것이지요.

 

광대나물에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나물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나물로 먹을 때에는 여러 번 우려낸 다음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나물로는 인기가 많지 않은 듯 하고, 아는 분들만 드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동안 나물로 먹어본 바는 없습니다만 올해는 한 번 나물로 먹어보려고 합니다. 
권포곤, 고진하 님의 <잡초 치유 밥상>이라는 책에서 광대나물 레시피를 읽었거든요. 

겨울이 깊습니다. 겨울이 깊을수록 봄을 더 간절히 기다립니다.
어서 오라, 봄! 생각해 보니 내가 오라고 오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오는 것이 봄이네요.*


동영상보기
https://youtu.be/GMN4UoH7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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