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꽃 011 /사스레피나무
[아모스서 8:11]
그 날이 온다. 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내가 이 땅에 기근을 보내겠다.
사람들이 배고파 하겠지만, 그것은 밥이 없어서 겪는 배고픔이 아니다.
사람들이 목말라 하겠지만, 그것은 물이 없어서 겪는 목마름이 아니다.
주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목말라 할 것이다.

제주도 바다 근처의 화산석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나무가 있습니다.
바람 때문에 나뭇가지는 육지를 향해있고, 바람에 시달려 나무의 키도 작고, 나뭇가지에 달린 나뭇잎 역시도 작습니다. 바위틈이니 목마름에 늘 시달릴 것이요, 바람에 맞서느라 자신을 제대로 피워낼 겨를이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파도가 심한 날에는 바닷물이 덮쳤을 터이니 자라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무는 자신이 뿌리를 내린 그곳에서 온 힘을 다해 피어납니다.
그 모든 어려운 상황들을 디딤돌로 삼은 것이지요. 더디게 자라는 만큼 단단하고, 짠물도 견뎌내야만 하니 이파리도 단단합니다.
태풍에 견디느라 보이지 않는 뿌리도 깊은 바위틈으로 파고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거친 폭풍도 그 작은 나무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 종달리 고망난돌, 우도가 보이는 곳에는 제주의 화산석과 바다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언덕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사스레피나무가 제법 많은데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척박한 곳이기에 나무는 작습니다.
그냥 서서 바라보면 강인한 이파리들만 보입니다.
그런데 사스레피나무의 꽃은 이파리 아래에서 작은 종 모양으로 피어납니다.
이파리보다도 작은 꽃들이 이파리 아래 나뭇가지에 옹기종기모여 피어있으니, 위에서 바라보면 볼 수 없고, 고개를 숙여 나뭇가지 아래를 보아야 비로소 꽃을 볼 수 있습니다.
혼인지라는 곳에도 사스레피나무가 있는데, 바다와 좀 떨어져 있어서인지 키가 굉장히 큽니다.
어느 겨울 그곳에서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피어난 꽃을 보았습니다.
그곳에 꽃이 만발했으니 바닷가에 있는 나무도 꽃이 피었겠구나 싶어 한걸음으로 고망난돌 바닷가를 향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땅바닥에 엎드리다시피 하여 고개를 숙여보니 그냥 서서 보일 때는 보이지 않던 꽃들이 다닥다닥 피어있습니다. 혼인지에서 만났던 꽃보다는 조금 더 작지만, 더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바위틈이라 목말라
세찬 바람은 바위틈마다 뿌리를 내리게 했지
바닷물이 나의 뺨을 칠 때마다 짠물이 나를 어찌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지
다른 것에는 관심을 둘 겨를도 없었지
그냥 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그런데 어느 날, 보이기 시작했어
긴 밤 지나고 떠오르는 햇살도 쪽빛 바다도 시원한 바람도
살면서 누구나 갈증을 느낍니다. 목마름을 경험합니다.
그때 우리는 돌아봐야 합니다. 나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목마름과 갈증인지, 내가 발빋고 사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목마름인지 말입니다. 풍족함 속에서도 빈곤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스레피나무가 주는 메시지, 그것은 자족할줄 아는 지혜를 가지라는 것이 아닐지요.
동영상보기
https://youtu.be/C5_eJT5Lx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