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말씀과 꽃 004 / 세복수초

  • 관리자
  • 2021-01-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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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꽃 004 / 세복수초

[이사야 43:18~19]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


*
아직 겨울의 한복판이지만, 이미 남도에서는 꽃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언 땅을 녹이며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창조세계의 신비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들에 피어나는 꽃 한 송이도 이토록 온 힘을 다해 피어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나는 그렇게 피어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제주 중산간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세복수초’라는 꽃은 꽃이 지면 여름이 오기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뿌리만 남는 것이지요. 꽃이 피어있는 시간은 대략 일주일, 가장 예쁜 꽃을 피우는 시간은 사나흘입니다. 365일 중에서 사나흘, 그나마 중산간 지역에 피어나기에 그 예쁜 꽃 피워도 보아주는 이도 없습니다. 그러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봐주지 않아도, 예쁘다고 감탄해 주지 않아도 묵묵히 때가 되면 피어납니다. 

처음 이 꽃을 만났을 때 ‘복수초’라고 하니 이 꽃의 전설이 있다면, 한을 품은 여인이 복수하기 위해서 피어난 꽃일까 상상했습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상상의 날개는 더욱 커졌지요. 그런데 이름에 담긴 의미를 찾아보니 ‘복을 비는 꽃’이라는 뜻입니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복수초는 얼음을 녹이고 얼음 사이에서 피어나는 꽃이라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합니다. 얼음을 녹이며 피어나는 꽃을 보며 그들의 마음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
꽃샘추위가 오거나 말거나 나는 필 때가 되었으니 피겠다!
이것저것 다 재고 나서 피우려면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하겠다.
세상만사 이렇거나 저렇거나 나는 나대로 피어나겠다!
이런저런 일에 마음 빼앗기다 내 삶을 빼앗기지 않겠다!
나는 나대로 피어나겠다!

*
제비 한 마리가 날아온다고, 꽃 한 송이 핀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렇다고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고 이미 온 봄을 맞이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기만 한다면 봄은 결코 오지 않을 것입니다. 날아오는 제비 한 마리, 피어나는 꽃 한 송이, 그들이 봄을 불러오는 것이겠지요. 

코로나19로 힘겨운 날들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 새 희망이 동터오려고 합니다. 
여러분,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처럼, 오늘이 지나가는 것처럼, 코로나19 역시도 지나갈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얼음을 녹이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그것은 바로 이런저런 스잘데 없는 일에 마음 뺏기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자신에게 집중하십시오. 내가 품고 있는 꽃을 피우는데 집중하십시오.


영상보기

https://youtu.be/ypXUYTuhN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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