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6:24~25
24 그 때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너라.
25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찾을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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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아침에 무거운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너무 가벼운 덕담 속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혹시나 너무 달뜨지는 않았는가 싶어 다소 무거운 말씀으로 한 해를 엽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라’고 하시네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자기의 목숨을 버리라고 하네요. 그래야 살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 역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꽃 중에서는 이렇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의 목을 내어놓은 꽃이 있습니다.
남도에는 이미 피어있을 동백, 그리고 벌써 낙화했을 동백이 십자가에서 서른 세 살 꽃다운 나이에 돌아가신 예수님처럼,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네요. 그들을 보며 나는 이런 노래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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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자기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은 거룩한 행위다.
낙화한 자리엔 열매가 맺히니
죽음 없는 부활의 열매만 탐하는 이들은
동백의 낙화를 보며 배울 일이다.
꽃은 시들지 않아도 떨어질 수 있음을,
남아있는 꽃들은 떨어진 꽃 덕분에 존재함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꽃,
동백.
떨어진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결연한 의지를 담아 웃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것은 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영생’은 ‘불멸’이 아니라 ‘생명’이므로
삶의 신비를 아는 것이 곧 영생이다.
떨어진 꽃 외롭지 말라고
연대하여 낙화한 꽃들이여!
홀로 견뎌야 하는 아픔은 절망으로 향하게 하기도 하지만
연대하는 그대가 있으니 희망의 길로 걸어갈 수 있음에 그대에게 감사를!
아직 남아있는 꽃, 떨어진 꽃, 모두 아름다운 동백,
그 꽃은, 마치 꽃다운 서른세 살 젊은 나이에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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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하얀 소의 해가 밝았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황소걸음으로 천천히 한 해를 걸어가십시오.
멍에도 짐도 메고 가지만, 천천히천천히 그리고 넉넉히 걸어가는 황소걸음으로 살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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