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첫 기적을 행한 곳으로 기록된 가나마을, 2006년 이스라엘이 떨어뜨린 폭탄으로 65명이 사상했고, 그중 35명이 아이들이었다. 올리브 나무 아래 웃음 짓던 아이야, 올리브 나무 아래 잠이 들고 말았구나. 이제 너는 영영 깨어나지 않으리. 불탄 몸으로 새잎을 틔워낸 올리브나무가 무심히도 파란 하늘을 향해 기도하듯 서있다. 박노해『올리브나무 아래서』 중에서.
팔레스틴 땅, 하마스의 테러이후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시작되었다.
3주 만에(10월 31일) 양측 사망자 수는 1만 여명이며, 그 중 팔레스타인인은 8600명, 그 중에서 어린이는 3542명, 여성은 2187명이라고 한다(서울신문). 사망한 팔레스틴 성인남자 2871명 중에서 노인과 민간인을 제외한다면(거기에 테러와는 상관없이 조국을 위해 총을 든 이를 포함한다면)하면 테러리스트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가자지구에 퍼붓는 이스라엘의 맹공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폭력과 무력은 더 큰 폭력을 가져올 뿐이다.
하마스의 테러가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듯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무력적인 행동은 더 큰 폭력적인 사태를 야기할 것이다.
78년 전 아우슈비츠에서 홀로코스트(희생양)로 죽어가며 ‘저기에 예수가 있다!’고 고백하던 이들이, 이제 가자지구를 홀로코스트로 삼아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살인행위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 기독교국가 미국과의 우방관계 등을 들먹이며 이스라엘과 미국의 폭력을 지지해야한다는 이들이 있다. 하마스가 먼저 테러를 자행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건 명백한 범죄행위요, 제노사이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편을 드는 일이 아니라, 더는 폭력에 의한 무고한 죽음이 멈춰져야할 것과 폐허의 땅에도 다시 희망의 순이 돋아나길 기도하는 일이다. 평화의 주님, 평화를 바라며 기도하는 울부짖음에 응답하소서!
(2023년 11월 5일 주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