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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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골방이 있습니까?(마태복음 6:5-8)

  • 관리자
  • 2018-09-23 18: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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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골방이 있습니까?
마태복음 6:5-8

 

 

 

독서의 계절입니다.

‘2017사회조사’에 의하면 국민 54.9%만 1년 내 독서량이 평균 17.3권이며, 45.1%의 국민은 1년 내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17.3권 중에서 자기계발서와 잡지나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제외하면 인문학 서적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답니다. 게다가 많은 이들이 책을 읽으면서도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는 난독증(dyslexia) 또는 독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깊은 사색이 없는 가벼운 책이나, 두껍지 않은 책들이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가볍고 깊이 없는 경박한 사회가 되는 까닭이 이런 독서습관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유명한 구절이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가을에는 영혼을 뒤흔들만한 좋은 책을 한 권씩은 꼭 읽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삶의 더 깊어지실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독서삼매경에 빠져들 수 있는 공간, 그것이 곧 그 사람이 ‘골방’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문이야기

 

 

산상수훈에 속한 본문에 등장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 ‘외식하는 자’입니다. 그들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지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에 회당이나 큰 거리에서 기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루에 세 번(9시, 12시, 3시) 회당을 향해 기도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에 맞춰 거리나 회당에 나와 기도함으로 자신의 신앙심을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이방인으로서 ‘중언부언’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많은 말을 주저리주저리 아뢰어야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핵심 없이 중언부언하게 됩니까? 먼저는 생각 없이 기도하기 때문이고, 자기가 기도하는 내용에 진실성이 없기 때문이고, 생각이 흐트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본받지 말라고 하시면서, “골방에서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교훈하십니다. 저는 이 말씀에서 ‘골방’과 ‘은밀함’이라는 단어를 묵상하며 한 주를 보냈습니다.

 

■ 골방과 은밀함

 

 

골방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보통 안방마님들이 비품 보관용으로 쓰던 작은 방인데, 집안의 식량이나 살림 용구는 보관하는 창고가 따로 있는데 이 골방은 안방마님에 의해서만 관리되는, 안방마님의 전용공간입니다. 그러니까 안방마님의 진짜 귀중하고 은밀한 물건들이 ‘골방’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 방은 규모가 작아서 안방 뒤쪽 눈에 잘 띄지 않는 은밀한 곳에 있게 되는데 출입문도 하나고, 작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물건을 쌓아두고 창고나 서재 같은 것과 확연히 구분되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 공간은 안방마님 스스로 치우고 정리합니다. 소중하고 자기만의 내밀한 것들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골방’과 ‘은밀함’이라는 단어는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 골방의 의미

 

 

예수님 당시에는 이런 ‘골방기도’가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쿰란 공동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유대교 에세네파 4천여 명이 기원전 150~68년 사이에 독특한 복장과 엄격한 규칙에 따라 종말론적인 금욕생활을 하던 곳입니다. 유대독립전쟁 당시 로마에 의해서 궤멸된 것으로 보아 그들은 끊임없이 로마제국에 항거하며 신앙을 지켜왔습니다. 쿰란 공동체가 사용하던 동굴에서 사해문서도 발견되었으니 그들은 또한 신앙공동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생활하던 동굴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고, 동굴기도는 하나의 문화처럼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 혹은 작은 밀실을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하나님과 개인이 1대 1로 만나는 공간을 ‘골방’이라고 표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골방은 요란한 곳을 피하여 가신 들판이기도 했고, 산이기도 했으며, 광야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어디서든지 이런 골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나님과 1대 1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곳이 곧 골방입니다.

이 가을에는 여러분만의 골방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과 1대 1로 대화하는 기도의 골방을 마련하셔서 은밀한 중에 들으시고 갚아주시며 은혜주시는 하나님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 왜 골방인가?

 

 

그렇다면 왜 예수님은 기도할 때 골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셨을까요?

그것은 우리의 기도는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나와의 1대 1의 관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골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기도란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일대일로 만나는, ‘깊은 교제’입니다. 이런 깊은 교제를 통해서 우리는 은혜의 보좌로 나아갈 수 있으며, 우리 삶의 변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골방에서 만난다는 것은 은밀하고 깊은 친밀한 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주님께서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라고 하신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기도가 오직 한 분 하나님에게만 집중하고, 그분과만 대화하는 그런 기도가 되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집중’이란 몸과 마음이 한곳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게 합니다.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우리를 흔들어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중언부언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골방이 필요합니다.

 

■ 나의 골방

 

 

저의 골방이 궁금하신지요?

저의 골방은 자연입니다. 자연 앞에서 서면 저는 자연을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수없이 듣습니다. 나무와 꽃과 새와 곤충과 냇물과 바다와 파도와 바람과 풀…. 모든 것들이 나를 감사하는 삶으로 이끕니다. 그래서 저는 ‘걷기’를 좋아합니다만, 도시에 살면서 걷기를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자연이 아닌 도시를 걸으면 ‘소음’이 너무 많고, 공기도 탁해서 마음이 오히려 심란해집니다.

때론 교회 뒤편의 ‘시크릿 가든’이 저의 골방이고, 목양실이 저의 골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목양실은 세상 소식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세상의 이런저런 소식들이 sns를 통해서 들려옵니다. 그냥 숙명이려니 합니다. 세상에 발 딛고 사는 이상, 세상 소식에 무관심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단은 내일부터 103회 총회를 개회하지만, 다른 교단은 지난주에 총회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결의한 소식 중에는 우울한 소식들이 더 많습니다. 정말,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한국 교회가 망해야 예수 그리스도가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자괴감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한 주간 마음이 허해서, 설교준비를 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 나의 골방에서

 

 

지난주 나의 골방에서 저는 ‘제 안에 있는 가시’를 돌아봤습니다. 시인과 촌장이 부른 ‘가시나무’라는 노래가 나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 당신의 쉴 곳 없네 /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 당신의 편할 곳 없네 /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이런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대중가요가 아니라 ‘복음성가’입니다.

내가 나로 꽉 채워져 있으니 주님이 들어오실 자리가 없지요. 내 바램만 가득하니 주님의 바람이 자리할 곳이 없고, 그러니 내 마음이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품을 수 없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은데, 그것을 내가 스스로 고쳐갈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실존이죠. 그런데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방법은 이렇습니다. 좋은 책 읽고, 좋은 말 듣고, 좋은 친구 사귀고, 좋은 음악 듣고, 좋은 말 하고……. 이렇게 하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 가을에 좋은 책을 읽으십시오. 좋은 말 많이 듣고, 하고, 좋은 사암 만나십시오. 그것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런데 이건 세상 사람도 다 하는 방법이지요.

여기에 우리는 이것을 더해야 합니다. 이것이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물들지 않고 구별된 삶을 살아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우리의 삶이 길어야 100년인데, 잠자는데 1/3을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중 밥 먹는데 또 1/3을 쓴답니다. 그러니까 사실 인생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월을 아껴야 합니다. 저는 다섯 가지를 여러분에게 권하고자 합니다.

 

첫째, 하나님 만날 시간을 우선순위에 두라.
둘째, 하나님께서 내 삶을 도와주시게 하라.
셋째, 주일은 하나님의 시간이다. 하나님이 시간을 내 시간으로 삼지 마라.
넷째, 바쁘게 산다고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살아라.
다섯째, 나만의 골방을 가지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골방은 공간적인 것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 마음에도 골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성숙도는 골방에서 혼자 있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골방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만나는 골방, 그런 골방을 창조절에 하나씩 지으시기 바랍니다.*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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