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동참하라!
고린도전서 11:23~27
주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죽음을 죽이시고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삶을 힘겹게 하는 죽음과도 같은 모든 것들을 죽이시고 새롭게 부활하는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 때문에 생명을 저당 잡히며 살아가는 세상에 부활의 주님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인간의 이기적 욕심이 만들어낸 온갖 쓰레기들과 환경오염 때문에 함께 고난받는 피조물들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거대한 맘몬의 힘 때문에 힘겨운 삶을 강요당하는 사회적인 약자에게 새로운 삶의 지평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도 늘 힘겨운 삶을 강요당하는 이들에게도 땀 흘리는 수고가 기쁨의 단을 거두는 귀한 일들이 풍성하길 바랍니다. 또한, 악령에 사로잡혀 선악을 분별하지 못하여 불의한 일에 열심을 내며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낭비하는 이들에게도 부활의 삶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
오늘 부활주일에 함께 읽은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는 말씀은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이 거룩한 이유는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의 대속적 삶을 기억하고, 전승해야 할 사건이 담긴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성만찬 예식을 행할 때마다, 주님 앞에 나와 예배를 드릴 때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함을 통해서 ‘그분의 부활을 세상 끝까지 증언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그분의 사랑을 기억해내고, 그분의 사랑을 삶으로 증언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행함은 기억에서 시작되고, 기억은 행동을 유발’합니다.
출애굽의 역사로부터 그리스도의 마지막 성만찬과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부활에 이르는 성서의 증언을 기억함으로 우리는 구원의 확신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이 구원의 확신은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우리를 행동하게 합니다. 그래서 기억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 2019년 부활절에 기억할 것
2019년 부활주일을 맞이하여 우리가 기억하고, 행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1955년 11월, 한남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의 은총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한남교회를 위해 헌신한 신앙의 선배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이 어떤 어려움 속에서 교회를 지켜왔으며, 어떻게 헌신하여 지금 한남교회가 존재하는지 기억해야만 합니다. 그 기억을 통해서 한남교회는 한남교회를 세워주신 하나님의 은총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내가 어떻게 헌신해야 할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신앙고백도 출애굽의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주신 계명과 언약을 끊임없이 기억해 내는 과정에서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리자 타락했고, 타락의 결과로 우상숭배를 하게 되었으며, 파멸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들이 구원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시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었으며,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을 기억하는 것이었습니다. 기 기억의 행위는 ‘회개’였고, 회개를 통해 하나님은 그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죄를 범할 때, 주변 국가나 다양한 사건을 통해서 그들을 벌하신 이유는 그들을 멸절시키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잊힌 하나님을 다시 기억하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부터 우리의 삶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신앙을 고백한 찬양 ‘시작됐네’를 함께 부르시며 십자가 은혜를 찬양으로 고백하겠습니다.
오늘 함께 예배를 드리는 모든 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십자가의 보혈로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은총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교회공동체를 허락해 주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는 기억의 공동체임을 기억하십시오.
■ 성만찬 예식의 의미
최후의 만찬이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월절 저녁 식사에서 행해진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유월절이면 노예생활에서 자신들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며, 감사했습니다. 이 기억하고 감사하는 행위를 성찬식을 통해 재확인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신명기 26장 5-9절에서 고백하는 대로 ‘떠돌이 아람 사람들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할 때,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하여 약속의 땅으로 인도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유월절이면 ‘십일조를 따로 떼어 레위 사람, 외국 사람, 과부, 고아들에게 나눠주고 그들이 마음껏 먹게 하는 축제를 열었습니다. 이것이 유월절 축제였습니다. 신앙의 회상과 축제를 통한 전승이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예수님의 성만찬 이후, 우리는 새로운 유월절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부활절을 맞이하여 성만찬 예식을 거행합니다. 성만찬 예식에 참여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회상하고 기억하며 우리의 삶을 새롭게 다짐해야겠습니다.
■ 교회는 성만찬 공동체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1장 23-26절을 통해 교회가 성만찬 공동체요, 언약과 기억과 전승의 공동체임을 선언했습니다. 매 주일 드리는 주일 예배가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기억하고 다짐하며 새롭게 거듭나는 시간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 주님은, 예배를 통해서 끊임없이 십자가의 사랑과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성만찬에 초대받은 이들은 부자이건 가난한 자이건, 남자든 여자든, 건강한 사람이든 아픈 사람이든, 인종과 종교와 국경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하시기 원하시는 모든 사람입니다. 예배에 참여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세운 교회 공동체에서는 누구도 배제되거나 소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성만찬 공동체입니다.
■ 기억하고, 동참하라!
세상은 자꾸만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망각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살아가게 합니다. 그래서 한 주 두 주, 기억의 끈을 늦추게 하고 마침내는 망각하게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하나님을 망각한 이스라엘의 삶처럼 비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한남교회 교우 여러분, 오늘 한남교회에서 함께 하나님께 예배하는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기억하십시오. 주일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킴으로 우리는 하나님을 기억하게 됩니다. 위에서 ‘행함은 기억에서 시작되고, 기억은 행동을 유발’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일 성수를 하면 우리의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2019년 부활주일, 새롭게 거듭나는 특별한 날,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아주 특별하게 기억되는 날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위로한다는 것이요, 기억한다는 것은 또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아멘.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