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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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설교모음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 관리자
  • 2019-01-20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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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절 셋째주일(20190120)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요한복음 2:1~11

 

 

■ 주현절 셋째주일 교회력 본문

 

 

주현절 셋째주일에 맞이하여 교회력에서 제시된 말씀은 구약 이사야서 62:1~5의 말씀, 시가서 시편 36:5~10, 서신서 고린도전서 12:1~11, 복음서 요한복음 2:1~11의 말씀입니다. 교회력 본문을 축약해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든 표적은 생명의 원천(시편)이신 예수님의 영광을 위한 것(11)이며, 하나님께서 잔칫집과도 같은 기쁜 삶을 우리에게 은혜로 부어주시는 이유는 ‘하나님 자신이 기뻐하시는(영광 받으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표적’은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기쁨의 혼인 잔치처럼 기쁘고 즐거운 것이라는 의미와 ‘암하렛츠 갈릴리’라는 지역이 가진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암하렛츠는 ‘가난한 사람들, 땅의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즐거움

 

 

이 유명한 본문이 설교의 소재로 사용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기억하시겠지만, 저도 한남교회에서 이 본문으로 이미 두 차례 설교했습니다. 2016년 4월 한남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하면서 앞으로의 목회를 혼인 잔칫집처럼 기쁘게 목회할 것을 다짐하면서 말씀을 전했고, 2018년 아가페 중창단 헌신예배 때에는 중창단을 통해서 한남교회가 더욱더 풍성한 기쁨을 누리게 해달라는 당부를 드렸습니다. 물론, 오늘 설교는 그때의 설교와는 또 다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을 묵상하는 가운데 이전에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재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신앙은 삶이 다하기까지 끊임없이 자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은 생명이요, 생명이 있는 것은 자라기 마련입니다. 운동이 멈춰버린 신앙, 성장이 멈춰버린 신앙은 죽은 신앙입니다.

 

■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당시 항아리의 물은 정결 예식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항아리가 비어있었다는 것은, 일상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정결 예식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대부분 사람은 문제의식조차도 갖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빈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일은 ‘상실한 것에 대한 원상복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을 채우는 일은 사람들이 할 일이고,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일은 주님이 하실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물을 채우는 일은 하지 않고 기적만 바라거나, 스스로 포도주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오늘의 시대를 ‘포도주가 떨어진 시대’라고 합니다. 참된 삶의 기쁨을 상실한 시대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이런 시대를 가나의 잔칫집처럼 흥겹게 만들어가려면 물을 채우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 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을 했지만, 지금까지 드린 말씀은 이전에 여러분에게 전했던 ‘가나 혼인 잔치’의 설교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 이전에 강조점을 두지 않았던 말씀은 무엇인지, 새로운 깨달음이란 무엇인지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예수님을 초대하라

 

 

갈릴리는 예수님의 고향이었습니다. 갈릴리는 ‘이방인들의 갈릴리(사9:1)로 불리는 변방이었으며, 가난한 자들과 이방인들이 사는 지역이었습니다. 요한복음 7장 25절에서도 예수님을 비방하던 바리새인들이 “너도 갈릴리에서 왔느냐 찾아보아라. 갈릴리에서는 선지자가 나지 못하느니라!” 한 것으로 미뤄보아 가나 혼인 잔치는 그리 부유하지 못한 가정의 소박한 혼인 잔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추정하는 이유는 첫 표적이 상징하는바 하나님의 나라를 잔칫집과 같이 기쁜 것이며, 그 일들은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전해진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표적이 가능했던 것은 그곳에 ‘예수님이 계셨다.’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청함을 받았고(2) 예수님께서 흔쾌히 그 초대에 응하셨기 때문에 가나 혼인 잔치의 기적은 가능했던 것입니다. 기적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라신다면, 먼저 여러분의 삶에 예수님을 초대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을 여러분의 삶에 초대하면, 그분께서 여러분의 물과 같이 맹맹한 삶을 포도주처럼 맛깔나는 삶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 표적(기적)이란 무엇인가?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기적(표적)’은 단순히 육체적인 질병을 고쳐주거나 당장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죄 사함’을 통해서 그가 베푼 기적은 곧 하나님의 행위임을 밝히고, 치유자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회복시켜주심을 통해서 그가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뤄지이다.” 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서, ‘이웃사랑이 곧 하나님 사랑’이라는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하나님 나라는 별개가 아니라 이어진 것임을 알게 됩니다.

 

기적은 아주 특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적은 특별한 것이지만 아주 평범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포도주는 특별한 것이었지만, 일상에서 마시는 평범한 ‘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친구 목사님이 허리디스크 때문에 신발을 신을 때마다 허리가 아파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적처럼 아팠던 허리가 나아서 신발을 신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아팠던 허리가 나은 것도 기적이지만 허리가 아프지 않았던 날들이 더 큰 기적의 시간이었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눈먼 자가 눈을 뜨거나 앉은뱅이가 일어나 걷거나 벙어리가 말을 하면 기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두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걷는 것은 기적이라고 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일상은 수많은 기적의 연속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 예배드리는 것도 기적입니다.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이 곧 기적입니다.

 

■ ‘물’과 ‘빈 항아리’가 상징하는 것

 

 

물은 일상을 상징합니다. 평범한 것이지만, 공기나 햇살처럼 없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항아리에 채워진 물은 정결 예식에 사용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느새 ‘정결 예식’을 소홀히 여깁니다. 단지, 먼지 많은 밖을 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먼지를 씻는 용도만이 아니라, 밖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세상 속에서 말씀을 떠나 살았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는데 그런 시간을 갖지 않게 된 것이지요. 매일매일 항아리에 채워진 물로 손과 발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는 것처럼, 매일매일 우리의 삶을 정결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상징이 바로 ‘빈 항아리’가 되겠습니다. 잔칫집 주인도, 손님들도 ‘빈 항아리’에 무관심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당연히 지켜져야 정결 예식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물과 같이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너무 흔하니까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마치 물 없이도 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인간군상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물을 채운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우리의 일상을 회복한다는 의미요, 빈 항아리에 물이 아구까지 채워졌을 때 비로소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빈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일은 우리의 몫입니다. 오늘날 물을 채우는 일은 하나님에게 맡기고 자신이 포도주를 만들려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을 포도주를 만드는 일은 예수님의 몫이요, 그 일은 그의 영광을 위한 일(11)입니다.

 

■ 그의 기쁨(영광)을 위하여

 

 

앞에서 교회력의 말씀들을 정리하면서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기쁨(영광)을 위해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의 말씀 11절에서도 분명하게 가나 혼인 잔치의 기적을 통해서 그의 영광을 나타내셨다고 하셨습니다.

요한복음의 중요한 단어 중 하나가 ‘영광’이라는 단어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된 이유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이며, 기적을 행하신 이유도, 십자가의 고난도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인간을 구원하시는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기쁨을 누리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복음’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을 사랑하시고, 그의 자녀를 끊임없이 사랑하여 주시고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하나님은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라도 인간을 사랑해 주시고 구원해 주시는 분이시라는 뜻입니다. 그 일을 하실 때 최소한의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물을 채우라!’, 이것은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 능히 할 수 있는 일이요, ‘물’은 구하기 어렵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기쁨을 위하여 우리에게 ‘물을 채우라!’고 하십니다. 물을 채우는 일은 일상의 회복이며, 내게 주어진 모든 삶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일이요, 범사에 감사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의 모든 일상이 기적입니다.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시고 간직하셔서 물과도 같은 일상을 예수님께서 자신의 기쁨을 위해 포도주로 만들어주시는 귀한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마리아의 공감능력

 

 

갈릴리 가나의 혼인 잔치의 혼주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예수님의 가족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그곳에 있었지만, 그는 혼인 잔치를 책임져야 할 혼주가 아니라 손님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가장 먼저 알고 예수님에게 알린 이는 마리아였습니다. 자칫, 무관심해도 될 듯한데 오지랖 넓게도 잔치에 관여하는 것입니다. 제가 ‘오지랖’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그것의 고급스러운 말이 ‘공감’입니다. 마리아의 공감능력, 그것이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시대를 오지랖 넓게 공감능력을 갖추고 잘 살펴보십시오. ‘포도주가 떨어진 시대상’이 보이지 않습니까?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을 나는 새들,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알고 먹고 죽어가는 물고기들과 지구 온난화로 속절없이 녹아가는 빙하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곰들과 도시의 음식쓰레기에 비대해진 잿빛 비둘기들과 돈 벌 욕심의 희생양으로 죽어가는 반려견들과 환경오염으로 매일 멸종되는 수많은 동식물…. 그리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런 시대상에 공감하는 것으로부터 기적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런 공감 능력 없이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날 수 없을 것입니다.

 

■ 그의 영광을 나타내는 교회

 

 

저는 한남교회가 비록 작은 교회지만, 주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남교회를 저의 마지막 목회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남교회가 성공하면 저의 목회도 성공하는 것이고, 실패하면 저의 목회도 실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절실합니다. 한남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우뚝 서려면 ‘빈 항아리를 채워야 할 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난주, 가나 혼인 잔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미, 빈 항아리를 채울 물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충분하다. 이미 충분하다. 이미 한남교회는 빈 항아리를 채울 만큼 충분하다!”

 

이제 그 물을 빈 항아리 아구까지 채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가 그의 말씀에 순종하여, 빈 항아리에 물을 채운다면,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기쁨을 위하여 빈 항아리에 채워진 물로 포도주를 만드실 것입니다. 아직 아구까지 물이 채워지지 않은 항아리는 변화가 없지만, 아구까지 채워지면(7) 곧 연회장에게 갖다 줄 포도주로 변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실 때마다 다 먹고도 남았던 것처럼 충분하고도 넉넉하게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6:38)” 우리에게 기적을 베푸시며 영광 받으실 것입니다.

 

지난 64년 동안 아구까지 물을 채우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이미 그 과정에서 하나님은 이미 수없이 많은 기적을 베푸셔서 한남교회를 통해 기쁨을 얻으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남교회를 통해서 또 한 번의 큰 기쁨을 받으실 것을 고대하고 계십니다. 오늘 함께 예배하는 모든 분이 그 한 사람, 아구까지 채워지는 물이 되어 기적을 만들어가는 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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