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
이사야 40 :27~31
대림절 넷째주일입니다. 새로움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시어 새로움과 기적의 놀라운 변화가 이곳에 계신 모든 분에게 충만하기실 바랍니다.
■ 이사야서의 주제
‘베른하르트 둠(Bernhard Duhm)’이라는 구약성서학계의 거두가 있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예언서를 연구할 때면 무조건 등장하는 학자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연구에 따라 구약성서 예언서 중의 하나인 이사야서는 제1이사야(1-39장), 제2이사야(40-55장), 제3이사야(56-66장) 이런 식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구분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만, 아주 오랫동안, 제가 신학교에서 구약신학을 배울 때에도 이렇게 배웠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구분법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구분한 것에 따라, 강조하는 바 내용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1~39장의 주제는,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면 심판을 당하게 된다.’는 것 주제입니다. 여기서 ‘교만’은 ‘우상숭배’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우상숭배를 한 결과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성전이 파괴되고 바벨론이라는 강대국에 포로를 끌려갑니다.
40~55장의 주제는, ‘포로지 바벨론에서 살아가며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세계의 창조주시며, 유일하신 하나님께서 고난받는 종으로 오셔서 새롭게 하실 것이라는 메시아 대망 사상이 담겨있습니다. 대림절에 묵상하는 대표적인 말씀들입니다.
56~66장의 주제는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이 주제입니다. 포로이긴 했지만, 이국땅 바벨론에서 70여 년 동안 다졌던 삶의 터전을 버리고 폐허가 된 고향으로 귀환하기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말씀입니다. 동시에 고국에 돌아와서도 주변의 방해 때문에 성전재건을 뒷전으로 하는 이들에게 회개와 성전재건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 본문의 말씀과 우리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이사야서 40장 27~31절의 말씀은 ‘포로생활에서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사야 40장은 바벨론에서 귀환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쓰인 시요, 노래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이 바벨론 포로기를 살아가는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쟁사회, 각자도생의 사회, 세계화로 인한 급격한 변화와 불안, 생태계 파괴, 빈부격차의 심화 등 포로기를 살아가는 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되는 일이라고는 없는 것 같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바벨론 포로를 살아가다가 불안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지쳐 있던 유대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지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가와 하나님은 ‘피곤한 자, 지친 자를 원치 않으신다는 이야기를 하는 대신, 피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시고 의지를 잃어버린 자에게 새 힘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의지를 잃어버린 자에게 새 힘을 복돋워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리하여 이사야의 노래는 교회 안에 있는 지친 사람들, 열정과 인내와 용기와 상상력과 넉넉한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새소식이요 복음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지적하시는 대신 위로하시고, 새 힘을 주시는 것입니다.
■ 그들은 왜 지친 것일까?
그것은 세상을 지나치게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바벨론 포로기를 살아가던 유대인들은 바벨론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바벨론 사람들은 유대인들이 믿는 야훼 신을 모독하며, 자신들이 믿는 신을 섬겨야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꼬득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충성을 위해 고위관직 자리도 나눠주고, 정착할 수 있는 지역도 허락해주었습니다. 바벨론의 포로민 정책에 의해서 나름 70여 년 동안 이국땅이지만 기반을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차별을 당하고, 바벨론 사람들은 그들을 조롱하며 ‘바벨론 강가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조롱합니다. 1970~1980년대 아바와 함께 유럽의 팝을 양분한 전설적인 디스코 그룹 보니엠이 1978년에 발표한 ‘Rivers of Babylon바빌론 강가에서’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를 들어보겠습니다(동영상 2분 30초 정도).
유대인들은 바벨론 강가에서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바벨론 제국에 위해 멸망당해 포로로 끌려와서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것도 괴로운데, 그들은 조롱하듯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보라고 합니다. 너희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도 너희가 믿는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롱하며, 차라리 자신들이 믿는 신을 찬양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너희도 우리처럼 잘살 수 있을 것이라는 허황한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성공을 이룬 에스라나 느헤미야 다니엘과 세친구, 왕비 에스더 같은 사람들의 예를 보면서, 그들도 그런 자리를 차지할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꿈을 꿉니다. “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동경했지만 꿈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바벨론 사람들의 꿈과 주술에 사로잡혀 살았기 때문에 그들은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 꿈은 이루어진다?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4강까지 올려놓았던 히딩크 감독이 한 말 중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그의 말에 열광했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그러나 아시는 바대로 ‘꿈’은 꿈을 꾼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사람에게 손짓하고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꿈만꾸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막연한 꿈, 망상이지요. 이게 심해지면 ‘과대망상증’이라는 병세로 악화되는 것입니다. 그인타까운 것은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유행어가 등장한 이후 수많은 사람이 꾸는 꿈은 ‘자본주의, 맘몬의 사회’에서 승승장구하는 그런 세속적인 꿈이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남북통일을 꿈꾸고, 생태계의 회복을 꿈꾸고, 하나님께서 주신 형상을 찾아가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경쟁사회에서 손가락질당했습니다. 1997년 시작된 IMF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2002년 이후, 대한민국은 ‘허망한 꿈’, 바벨론 사람들이 유대인들에게 심어준 꿈을 따라 살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까?
각자도생의 사회를 살아갑니다. 경쟁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며, 단 한 번만 실패하면 다시는 재개할 수 없는 세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미 권력이나 돈을 가진 이들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면서 자라나는 세대의 꿈은 맘몬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졌고, 기성세대는 이미 쇠락한 자신들의 욕망과 이념을 끊임없이 표출하며 이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교회도 맘몬의 꿈을 좇아 양적인 성장만 추구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에 걱정을 끼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제 생각 있고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신학교에 입학하지 않고, 신학 교수들도 해묵은 신학지식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4차 과학혁명, AI 시대로 향하고 있는데 교회는 여전히 과거의 구습을 전통이라고 우기며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에서도 교회에서도 지친 삶을 살아갑니다.
■ 지친 자에게 힘을 주시는 하나님
그런데 하나님은 지친 자를 꾸짖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꾸짖는 대신, 지찬 자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시는 대신, 지친 자에게 새 힘을 주시고, 능력을 주시는 분입니다. 이 하나님으로 새 힘을 얻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새 힘을 주신다. 이것이 대림절의 기쁜 소식이요, 복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이유는, 죄 탓에 멸망의 길을 가는 이들을 꾸짖거나 심판하지 않으시고 구원해 주시기 위함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놀운 사랑입니다.
삶이 힘들고 어려워서 지쳐있습니까?
신앙의 진보가 없는 것 같고, 세상사가 잘 풀리지 않거나, 혹은 잘 풀린다고 해도 언젠가 무너질까 늘 초조하십니까? 하나님은 그런 여러분의 마음을 책망하시지 않고, 힘을 주시기 위해 우리와 똑같은 살갗을 가진 아기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분이 성육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아상
이렇게 지친 이들에게 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삶이, 우리의 신앙이 독수리처럼 날아오르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영적 독수리를 원하시지 병아리를 원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달리든지, 날아오르든지, 걷든지, 무엇을 하든지 독수리처럼 자우롭게 날아오르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막연히 ‘이렇게 하고 싶다, 저렇게 하고 싶다.’ 꿈만 꾸며 뒤뚱거리다 매에게 잡혀 먹이가 되는 병아리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대림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 힘을 주셨다는 것을 믿고, 우리 안에 있는 영적 독수리를 발견하는 절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새 힘을 주시어 넓은 창공을 날아가게 하는 독수리를 발견하고 기억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 대림절입니다. 그것을 깨달아 우리의 힘을 다시 충전하고, 사명을 간절히 구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 부르심을 받은 바대로, 주님께서 지라하고 하신 멍에를 지고 힘차게 날아오르시길 바랍니다.
한남의 독수리들이여, 사명을 향해 날아오르시기 바랍니다. 이제 성탄절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시간은 우리 주 예수님을 향해 다가갈 시간입니다. 이렇게 결단하고 살아가실 때에 성령님이 여러분의 삶을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새로이 힘을 얻고 하나님의 말씀에 흠뻑 젖어 살아가는 영적 독수리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