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초점은 어디에 있는가?
빌립보서 3:12~16
오늘은 창조절 마지막 주일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왕 중의 왕, 메시아를 기다리는 대림절입니다. 이번 주는 ‘왕국주일’이라고도 하는데, 왕국 주일은 참 목자는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는 주일입니다. 오늘 교회력 본문으로 설교를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교회력 구약의 본문과 복음서의 본문은 거짓 목자들이 판을 치며 양 떼를 흩어버리고 급기야는 참 목자로 오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조롱한다는 내용입니다. 시가서와 서신서는 참 목자이요 왕 중의 왕이신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 반석, 힘이시오, 흑암의 권세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분이시오,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분이시고, 만물의 으뜸이 되시는 분이심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교회력의 말씀을 한 단어로 축약했습니다.
초점’입니다. 조금 길게 풀면 ‘참 목자이신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라!’입니다. 초점은 ‘관심이나 주의가 집중되는 중심 부분’입니다. 사진에서 ‘초점을 ’OUT FOCUS’라고 하고, 이 과정을 ‘OUT-FOCUSING’이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 풀면, 찍고자 하는 중심 부분이 아닌 것은 전부 ‘OUT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찍으면 주요 피사체만 도드라지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이 배경도 참으로 중요한데, 피사체를 도드라지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웃포커싱’을 잘해야 작품이 나옵니다.
■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라!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만들고 싶으시다면 “하나님을 아웃 포커싱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아웃 포커싱이 되지 않으면 주변의 잡다한 것들이 보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겪는 고난이나 잡다한 일들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똑같이 그 모든 일을 겪을분 아니라 때로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만 초점을 맞춤으로 하나님만 드러나는 것이 성숙한 신앙인의 삶입니다. 환난과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만 드러남으로 그 모든 것들은 하나님을 드러내는 배경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겪는 문제들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하나님께 전확하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빛을 얼마나 잘 조절하는지에 따라 사진이 달라집니다. 빛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조리개’인데, 조리개가 작아지면 빛이 조금씩 들어와서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에 많은 정보가 들어있고, 이 시간이 길어지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장노출’이라는 기법인데 이렇게 사진을 찍으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사진이 완성됩니다. 사진을 보시면 ‘파도’가 구름이나 안개처럼 보입니다. ‘파도’라는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시야가 좁아지면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고난이나 시험, 어려운 일을 만나면 시야가 좁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힘든 일을 만나면 평상시와는 다르게 판단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삶의 초점을 세상일에 맞추고 살아가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시야가 좁아지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에게 초점을 맞추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까지도 하나님을 도드라지게 하는 아름다운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 신앙적인 문장으로 바꾸면, 우리의 아픔과 고난도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면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는 것입니다.
■ 푯대를 향하여(14)
빌립보서의 말씀은 우리에게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라’고 권고합니다. ‘푯대’는 초점입니다. 14절에서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이 초점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푯대에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달려갑니다. 그러나 아직은 얻은 것도 아니고 이룬 것도 아닙니다. 지금도 달려가는 중입니다. 여기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일에 집중하려면, 과거는 잊어야 합니다. 신앙은 항상, 현재형이고 진행형입니다. 그래서 ‘OUT – FOCUSING’입니다.
우리는 모두 신앙의 목적지에 이른 것이 아니라,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중입니다. 어떤 분은 과거의 신앙을 자랑하거나 후회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간 일이니 거기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온 정성을 쏟으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늘’입니다. 오늘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가, 오늘 나의 삶이 그 푯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정확하게 우리 삶이 푯대에 초점이 맞춰지면, 우리 삶을 에워싸고 있는 수많은 어려움은 물론이고, 세상의 쾌락 같은 것은 희미해지고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은 배경이 될 뿐입니다. 과거의 신앙을 자랑하거나 후회할 필요도 없고, 오늘 말고 내년에 신앙생활을 잘하겠다고 하지 말고 ‘오늘’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장노출로 담은 사진을 한 장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주도 구엄리 바다에서 담은 사진인데, 검은 바위는 선명하게 나왔고, 파도는 구름이나 안개처럼 표현되어서 눈으로 보는 파도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삶이 하나님께 초점이 맞춰져 있으면, 파도와 같은 세상 근심 걱정이나 쾌락은 보이지 않고 사라집니다. 개인적으로 장노출사진을 좋아하는데, 장노출사진이 주는 철학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처럼 믿는 것, 그것이 ‘믿음’이라고 히브리서는 탁월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면, 세상의 고난과 아픔과 쾌락은 흐릿해지고, 보이지 않던 하나님 나라는 선명해지고, 하나님만이 도드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되어(12)
사도 바울이 온갖 고난을 받으면서도 푯대를 향하여 달려갈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매도 맞고,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살해의 위협도 당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힘겨운 일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지만, 그는 오직 주님에게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복음을 전하는 일에 걸림돌이 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 모든 것은 주님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여러분은 누구에게 잡힌 바 되었습니까? 세상의 많은 사람이 돈에 잡혀 살아가고, 명예나 권력에 붙잡혀 살아갑니다. 거기에 삶의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다른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 것에 초점을 맞추고 예수님을 ‘OUT’시킨 것입니다. 우리가 ‘OUT’시킬 것은 예수님이 아니라 세상적인 것들입니다. 그러면, 세상살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은 예수님을 도드라지게 하는 배경이 되도록 채워주시는 것입니다.
■ 필요한 것을 채워주시는 하나님
이슬 사진을 한 장 보여 드리겠습니다.
피사체는 풀과 이슬이지만 그것만 사진이 재미가 없습니다. 피사체 배경으로 빛(보케)이 있어야 피사체가 더 돋보입니다. 피사체가 되지 않은 다른 이슬방울과 빛과 피사체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것들입니다. 그것들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지만,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답게 보케가 되어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것 중에는 풀을 갉아먹는 벌레도 있을 터이고, 이내 이슬방울을 말려버릴 햇살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신앙생활을 하므로, 이 세상의 필요를 무시하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돈도 있어야 하고, 명예도 때로는 권력도, 세상의 성공도 이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고난도 환난도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돋보이게 하는 디딤돌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예수님께 붙잡혀,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채워주십니다. 예수님에게 붙잡혀 살아가십시오. 자신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하나님 없이 자기 삶의 필요를 채우고자 한다면, 우리의 눈은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눈이 작아지면,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이 모두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 집중을 할 수 없고,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지 난감하게 됩니다. 게다가 초점을 맞췄지만, 셔터 속도가 늦어져서 흔들린 사진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흔들린 사진을 찍은 것과 초점을 잘 맞추고 싶었는데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을 도우실 것이요, 여러분의 삶을 통해 자신이 영광 받으시길 원하시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채워주실 것입니다. 지금 그것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사도 바울처럼 달려갈 뿐입니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나타내실 것입니다(15). 아멘.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