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후 제1주/ 송년주일(20211226)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답게
누가복음 2:8~14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께서 오늘 함께 예배하는 모든 분의 삶과 가정에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인해 오늘 송년주일에 성탄예배와 송구영신예배를 통합하여 드리고 있습니다. 목사로서는 예배를 자주 드리면서 여러분들을 자주 만나고 싶지만, 전염병의 문제와 믿음의 문제는 다른 차원이기 때문에 고민 끝에 성탄예배와 송년주일예배, 송구영신 예배를 통합하여 드리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처음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었을 때, ‘잠시 서로 떨어져 있기’라는 말을 사용하자는 연세대학교 김용찬 교수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종교적인 용어로 ‘홀로 하나님 앞에 서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은 너무 분주하게 살아가고,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홀로’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절대적으로 홀로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기보다 ‘군중심리’를 따라 살아가고, 자신이 많은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해서 지나치게 관심을 많이 두고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종교적인 영성훈련이나 각자의 마음 지킴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성탄절이면 가장 많이 읽히는 말씀입니다.
일단 본문의 내용 중에서 중요한 의미들의 핵심만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8절의 말씀을 보십시오. “그 지역의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떼를 지키더니”합니다. 목자들에게 양떼를 지키는 일은 ‘일상’이요, ‘일터’입니다. 그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과 일터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일상, 삶의 현장으로 찾아오시는 분이십니다.
둘째로, 12절에 ‘구유에 놓여 있는 아기’입니다. 구유는 말의 밥통입니다. 그것이 표적이라고 하시는데, 상징으로 해석하면 ‘아기 예수님이 밥으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밥은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말구유에 아기 예수님이 오셨다함은, 아기 예수님께서 생명의 밥으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밥처럼 희생 제물이 되신다는 말씀이기도 한 것입니다.
셋째로, 14절입니다. 개역성경에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오심이 누구에게나 평화였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만 평화의 소식이었다는 것입니다. 로마제국에 빌붙어 자기의 안위와 정권 유지에만 급급했던 헤롯 같은 이들에게 아기 예수님의 탄생 소식은 평화의 소식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14절의 말씀에서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답게’라는 말씀의 제목을 뽑았습니다.
‘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답게’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답게, 목사는 목사답게 살아야 주님께서 좋아하십니다. 왜냐하면, ‘답게’ 사는 것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대로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춥습니다. 추워서 몸이 움츠러들고 힘들지만, 얼마 만에 겨울다운 날씨인가 생각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다운 겨울을 잃어 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겨울답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여름이면 해충이 창궐했고, 북극 빙하가 녹아내리고, 지구촌 곳곳에 지진과 자연발생적인 화재가 일어나고, 태풍과 해일, 사막화 등등의 재앙이 지구촌의 일상을 바꿔놓았습니다. 공장식축산으로 인해 동물이 동물답게 살지 못하고, GMO와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식물이 식물답게 살지 못합니다. ‘답게’ 살아가지 못하는 것들을 먹고 사는 인간 역시도 사람답게 살아가지 못합니다. 그 결과 우리 앞에 펼쳐진 것이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확산, 기후 변화’인 것입니다. ‘답게’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답게 사는 것은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입니다. 그런 분들 되시길 바랍니다.
빅터 프랑클의 <죽음의 수용소>는 삶에 대한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우슈비츠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을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한 것은 의미를 발견하려는 의지였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큰 의미든 작은 의미든 인간의 삶에 중요한 것이며, 의미의 부재는 자기다운 삶의 부재와 다른 말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은 자기답게 사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에베소서의 말씀대로 창세 전부터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계획을 세우시고, 자기답게 살아가길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고대근동의 창조설화에 의하면, 인간의 창조목적은 신에게 봉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간창조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창조되었으며, 하나님은 창조된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어진 삶을 충만하게, 행복하게, 의미 있게 살아감으로 하나님의 창조하신 목적을 이루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성탄절과 송구영신예배를 겸한 송년예배입니다. 코로나 19로 뒤숭숭했던 지난 한 해 동안 헌신하시며 함께 이 길을 걸어오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덕담으로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 100여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 감명 깊게 읽었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굿 라이프>라는 책을 일부 참고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한 단어로 축약한다면 ‘행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21년을 돌아보고 다가올 2022년을 계획하실 때 참고하신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행복한 삶의 기술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비교하지 말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삶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끊임없이 확인합니다. 어떤 때는 자기보다 잘난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존감을 회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끊임없는 비교에서 벗어나 자기다움, 자기답게 살아가야 합니다. 제멋대로 살아도 좋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성경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그 지침에 따라 살아가다 보면 당당하게 되고, 당당한 삶을 사는 사람은 더는 남과 비교해서 자신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둘째, 소소한 즐거움들을 자주 발견하십시오.
행복한 사람들은 작은 즐거움들을 발견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 바람이 부는 것, 시원한 물 한 잔을 하는 것 등등에서도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소소한 감사에 대한 회복, 이것은 ‘범사에 감사’하는 삶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며,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주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가십시오.
◼ 품격 있는 삶

행복한 삶을 위한 조언이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었다면, 품격있는 삶에 관한 조언은 관계적인 차원의 것을 포함합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으며,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공동체적인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인간뿐 아니라 자연과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도록 창조해 주신 것입니다. 관계의 존재인 인간이 품격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 중 세 가지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자신이 세상의 보편적인 존재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생각, 기호, 가치, 심지어는 종교적인 것, 정치적인 성향까지도 자신이 지극히 정상적이며 보편적인 것으로 믿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그게 말이 돼?”라고 쉽게 상대방을 비난합니다. 선거철이 되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의 출마가 줄을 잇습니다. 그런데 출마한 사람들 중에 자신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와 똑같은 사람들만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기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의도적으로 자기와 생각이 다른 입장에 있는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인생의 맞바람과 뒷바람을 모두 아는 삶을 사십시오.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갈 때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올 때 같은 항로로 온다면 비행시간은 같을까요, 다를까요? 계절적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로 올 때 2시간 정도 더 걸린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제트기류 때문인데, 미국으로 갈 때에는 비행기가 뒷바람의 혜택을 받고, 올 때에는 맞바람의 저항을 받기 때문이랍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은 원리가 작용합니다. 단지 사람들이 뒷바람은 잘 느끼지 못하는 반면 맞바람은 민감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게다가 내가 맞는 맞바람이 남들이 맞는 맞바람보다 세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품격있는 사람은 자신에 바람이 불고 있을 때 맞바람에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뒷바람에 감사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셋째, 지나치게 심각하게 살지 마십시오.
제 삶에 대한 반성입니다. 지나치게 매사에 의미를 찾고, 거대담론에 의미를 두다 보니 사실 소소한 의미, 작은 이야기들의 중요성, 소소한 삶의 행복과 재미를 잊고 살았습니다. 확신을 갖고 살아왔지만, 후회를 크게 하는 것도 아니지만, 너무 심각하게 살았습니다. 저는 목사니까 그렇게 살아도 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은 성직자처럼 살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즐기십시오. 단,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단절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주님께서는 ‘항상 기뻐하라’고 하셨습니다. 요즘에 와서야 이 말씀이 와 닿습니다.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답게 살아가야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하시는 말씀이 각자의 삶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릅니다. 온전한 평화, 에이레네입니다.
비교하지 말고, 소소한 감사를 자주 발견하시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시고, 인생의 맞바람과 뒷바람을 아시고, 지나치게 심각하게 살지 마시고, 조금은 가볍게 그러나 항상 이웃과 단절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그렇게 살아가고자 하시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을 도우실 것입니다. 한 해를 잘 보내고,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거둠기도]
한 해 동안 코로나로 인해 맞바람을 맞으며 힘겨운 시간을 살아왔지만, 주님께서 뒷바람으로 도와주셔서 오늘까지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단지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가고자 하오니 도와주옵소서. 남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을 힘차게 맞이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ppt영상설교 / 클릭하시고 확인을 누르십시오.
성탄축하 교육부서 영상 / 클릭하시고 확인을 누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