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성령강림 후 8주(20210718)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
에베소서 2:11~22

하나님을 사랑하시는 한남교회 교우여러분, 전염병의 창궐로 인해 주님의 성소에서 예배하지 못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로 삼아주셨으니, 마음을 모아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모든 곳을 통하여 영광 받으시고 복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가 예배하는 곳마다 풍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하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 성서일과

이번 주일 성서일과 중에서 서신서 에베소서 2장 11~22절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본문에 나오는 문장들과 단어들을 살펴보고, 지난주 성서일과와 이어지는 내용들을 연결시켜 보려고 합니다.
11절의 말씀 “그러므로 생각하라”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생각’이라는 단어 ‘think’에서 ‘thank’라는 단어가 파생되었다고 2020년 맥추감사주일에 말씀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알파벳 하나의 차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힘들고 어려웠던 일조차도 감사한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러니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로 구원받기 전의 너희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해 보라는 말씀입니다. 구원받기 전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니 이전이 상태가 어떠했습니까?
할례 받은 자들에게 조롱을 당하는 이방인이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약속의 언약에 대해서도 외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망도 없고 하나님도 없이 살아감으로 소망도 없이 살았습니다. 사실, 할례 받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법조문으로 된 계명(15)에 목을 매는 초보신앙에 사로잡힌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에게 조차 무시를 당하며 살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혈육 적으로 아브라함이나 야곱이나 이삭의 자손도 아니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복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니,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로 중간에 막혔던 담이 모두 허물어지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화평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이방인으로서 구원의 소망과 관계없는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인해 혈육이나 인간의 법조문을 넘어 동등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약속의 언약 안에서 소망을 품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 십자가는 수단인가, 목적인가?

그리스도의 피로 상징되는 십자가를 통해서 문자에 얽매인 법조문 율법이 폐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서로 원수처럼 적대하던 모든 담들이 무너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서로 으르렁 거리며 원수처럼 살아가던 이들을 자기 안으로 불러 모으셔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케(15) 하셨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목적이었습니까, 수단이었습니까? 예, 수단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교회라고 부르는 건물 예배당은 수단입니까. 목적입니까? 역시 수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조차도 목적이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수단이 목적이 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십자가 형상과 커다란 교회당 건물에 사로잡혀 본질을 상실했습니다.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서울 야경을 바라보면 온통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요, 초대형교회가 많기로 으뜸인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그만큼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주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한 대형교회의 원로목사가 “원로목사는 예수님과 동격이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나와서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고 떠드는 목사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된 것은 맘몬에 눈이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맘몬 앞에서 당당하게 살지 못하고, 맘몬의 노예가 되길 자처했기 때문에 자기가 예수님처럼 보이고, 하나님도 만만해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수단이라고 해서 소홀히 여겨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서 이루시고자 했던 목적, 그 지향점을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13절에 ‘예수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즉,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원수 되어 살아가던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헐어 ‘화해’ 시키기 위해 흘리신 보혈입니다. 15절에 ‘법조문으로 된 율법을 폐’하셔서, 원수처럼 지내던 이들을 모두 불러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살아가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피가 지향하는 점은 ‘화해, 화평’입니다.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둘이 함께 한 성령 안에서 하나님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는 것(18)’입니다. 십자가의 피로 모두를 하나님의 권속으로 삼아주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십자가가 지향하는 점은 점점 확대되면서 집중됩니다.
한 개인의 구원에서 둘의 구원으로, 공동체의 구원으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의 완성을 위해서 그리스도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셔서(20) 모두가 주님의 성전이 되어가게 하십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가 확장된 후에 집중이 됩니다. 22절의 말씀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그렇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우리는 하나님의 권속이요, 성도를 삼아주시고, 그의 거하실 처소인 성전으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로 사신 바 된 우리들이 누구인지 에베소서는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죄를 ‘hamartia’라고 합니다. ‘과녁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인데, 왜 과녁에서 벗어나게 되었느냐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과녁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는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에베소서 1장에서도 우리가 누구인지 누누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창세전에 귀한 뜻에 따라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이런 깨달음, 나는 하나님의 권속이요, 성도이며, 그의 거하실 처소이며, 창세전부터 하나님께서 계획을 갖고 계신 위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면 위대한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맘몬 앞에서 절절매며 사는 존재로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맘몬 앞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창조하여 주셨습니다. 믿는 사람들이 사로 연결되어 성전이 되고,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존재가 바로 우리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위대한 존재답게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 성서일과를 통해서 우리는 두 가지 성전의 형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입니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성전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각 사람 안에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는 성전,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전, 그것이 목적이 되면 안 되겠지만, 거룩한 성전이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하기에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성도들 간의 친교를 위한 공간과 다음 세대를 교육하기 위한 공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필요합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언제까지나 눈에 보이는 건물로서의 성전은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이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내 마음에 하나님이 거하실 만한 여백, 공간이 있는가? 하나님께서는 어떤 마음에 깃드실까? 세상 욕심으로 가득 차있으면, 맘몬으로 가득 차있으면, 하나님께서 거하실 공간이 없습니다. 지난 주 성서일과 시편 24편에서 말씀하신대로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 뜻을 허탄한 데 두지 아니하고, 거짓 맹세하지 않는 자’입니다.

한남교회와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거룩한 영, 성령이 거하시는 처소로 주님과 함께 지어져 가야겠습니다. 우리는 구원밖에 있었던 사람들이었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이 헛되지 않게 하는 삶, 그것이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우리를 향해 세우신 계획입니다. 한 주간 동안도 그 위대한 삶을 힘차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아멘.
[거둠 기도]
하나님 밖에 있는 자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 고난을 받으신 주님,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시간 동안, 우리의 허물을 돌아보게 하시고, 주님의 성전인 한남교회와 우리 안에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인 성전 모두 주님의 뜻 안에서 반듯하게 서가게 하옵소서. 우리 안의 욕심을 버리고 주님이 거하실 수 있는 거룩한 빈자리를 두게 하셔서, 주님과 함께 함께 지어져 가는 귀한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예배영상 링크(2021년 7월 18일, 오전 7시부터 공개됩니다.)
주일예배 순서지는 자료실에 있습니다.
https://youtu.be/gWp2gncX5V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