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3일/어린이주일 메시지
긴긴밤을 함께 건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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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기 1:16-17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그리고 부모님들,
오늘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생명을 기억하는 어린이주일입니다.
여러분, 아이들에게도 ‘긴긴밤’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친구와 다투고 돌아오는 길, 혼자라고 느껴지는 순간,
마음이 속상한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시간,
성적표를 받아들고 부모님에데 보여줄까 말까 고민하는 그 시간이 바로 아이들의 ‘긴긴밤’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나 길고 어두운 밤, 긴긴밤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한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 있습니다.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긴긴밤’이라는 책입니다.
오늘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여 어린이가 있는 가정마다 한 권씩 선물로 드렸습니다. 동화지만, 어른들도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그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하얀 코뿔소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노든입니다. 노든은 고아로 태어났지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딸도 생겼고, 사랑하는 가족과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냥꾼들에 의해 아내와 딸을 잃게 됩니다. 그 순간부터 노든의 마음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 남습니다.
“복수하고야 말겠다!”
여러분, 사람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깊이 받으면 이렇게 됩니다.
슬픔은 점점 분노가 되고, 미움이 되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런 마음을 품고 살면 그 마음을 품고 사는 이의 마음이 가장 아프고 힘듭니다.
이런 시간들이 ‘긴밤’도 아니고 ‘긴긴밤’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긴긴밤을 보낼 때 친구가 다가옵니다.
노든에게는 작은 펭귄, 치쿠가 찾아옵니다.
치쿠는 강하지 않습니다. 노든을 지켜줄 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떠나지 않습니다. 함께 걸어줍니다.
여러분, 이것이 중요합니다.
치쿠는 노든에게 “강해져라”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복수하라”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긴긴밤을 지내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말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그냥 곁에만 있어 주어도 힘이 되는 것입니다.
아픔 중에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로 위로해 주려고 하지 말고 그냥 곁에만 있어주십시오. 괜히 잘못 말하면 상처만 줄 수 있습니다.
욥이 고난을 당할 때 찾아온 친구들이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함께 있을 때는 위로가 되었는데, 말을 하면서부터 욥의 마음에 대못을 박기 시작합니다. 위로자로 왔다가 슬픔과 고통을 가중시키는 이들이 된 것입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룻기의 이야기입니다.
한 여인 나오미가 있었습니다. 그는 남편과 두 아들을 잃었습니다. 완전히 혼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나오미는 며느리들에게 말합니다.
“이제 너희는 각자 살 길을 찾아 떠나라.”
그런데 한 며느리는 떠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룻입니다.
룻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머니가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가 머무시는 곳에 나도 머물겠습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입니다.”
여러분, 이 말은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힘든 길이어도 함께 가겠습니다.” “외로운 길이어도 혼자 두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치쿠도 그랬고 룻도 그랬습니다.
떠날 수 있었지만, 떠나지 않았습니다.
긴긴밤을 보내고 있는 노든이나 나오미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함께 갔습니다.
여러분, 사랑은 무엇일까요?
좋을 때만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울 때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치쿠와 함께 길을 걸으면서 노든의 마음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복수로 가득했던 마음에 다른 것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치쿠가 지키고자했던 알을 끝까지 품어주고, 알에서 태어난 펭귄이 마침내 바다에 다다르게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 사람의 마음은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늘 친구를 보내주셔서 일하십니다.
치쿠는 작은 알을 지키며 끝까지 길을 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도중에 죽고, 코뿔소 노든이 알을 품어 그 알에서 새 생명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작은 펭귄은 노든이 죽은 후에도 홀로 절벽을 넘어 바다에 이릅니다. 그가 바로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무엇일까요?
사랑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어집니다.
코끼리들이 노든을 돌보았고, 노든이 치쿠와 함께했고, 치쿠가 알을 지켰습니다. 그 사랑이 한 생명을 살렸습니다.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도 치쿠가 될 수 있고, 노든이 될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친구 옆에 앉아주는 것, 왕따 당하는 친구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 외톨이와 같이 놀아주는 것,
그것이 바로 친구의 긴긴밤을 함께 건너는 방법입니다.
부모님들도 기억하십시오. 아이들은 말보다 곁에 있어 주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긴긴밤을 보낼 때 누가 곁에 있었는지를 기억합니다.
신앙은 설명이 아니라 동행입니다.
아이의 긴긴밤을 함께 지나가는 부모, 그것이 가장 깊은 신앙 교육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긴긴밤 속으로 들어오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함께 걸어가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압니다. 긴긴밤은 끝이 아니라 사랑이 시작되는 자리라는 것을.
긴긴밤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도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을 기억하시고 힘내십시오.
■ 거둠 기도
주님,
우리의 긴긴밤 속에서도 우리를 혼자 두지 않으시고
함께 걸어갈 사람을 보내주심을 감사합니다.
또한, 임마누엘 주님께 늘 함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사랑으로 함께 걷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