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후 4주 / 어버이주일(20250511)
가정, 그 거룩한 울타리
시편 23편
사도행전 9:36–43
요한복음 10:22–30

오늘은 부활절 넷째 주일이며, 어버이주일입니다.
누군가의 어버이로 살아가시는 분들, 어버이가 살아계시는 분들의 삶을 선한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은혜로 채워주시길 축복합니다.
가정이란 무엇일까요?
가정은 단지 피를 나눈 공동체가 아니라, 돌봄과 양육, 믿음과 사랑, 삶과 죽음을 함께 견디는 거룩한 울타리입니다.
이번 주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의 가정에는 지금 거룩한 신앙의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는가?
2024년 한국복지패널조사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가족 갈등 원인 중 1위는 ‘가구원의 건강문제’라고 합니다. 특히 저소득 가구에서는 그 비중이 더 높게 일어나, 가족 갈등 원인 2위인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영육간의 강건함을 주옵소서!”기도하고, 운동을 해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열심히 운동도 해야 합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또 다른 분야에서 조사한 가족 갈등 원인 중 1위는 ‘종교적인 갈등’의 문제라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의 연구에서는 종교적 갈등이 가족 해체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종교적 신념의 차이, 종교 행사 참여 여부, 종교 교육, 종교 개종 등 다양한 갈등의 문제로 가족이 해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강요나 말보다는 삶으로 보여주는 신앙’일 것입니다. ‘답게’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남교회에 속한 모든 이들의 가족 구성원이 ‘건강’하고, 온 가족 구성원이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는 가정되길 바랍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시편 23편은 한 마디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편은 단순한 평안의 노래가 아닙니다.
삶의 고난과 은혜, 죽음과 회복의 모든 과정을 지나온 신앙인의 고백입니다. 가정도 이 시편처럼 푸른 풀밭 같고, 쉴만한 물가 같아야 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 같은 세상 속에서 우리를 보호해주는 울타리여야 합니다. 또한, 가정은 잔칫상을 나누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선한 품 안에 있는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가정에서 어떤 존재입니까?
여러분으로 인해 여러분의 가정이 시편 23편의 ‘선한 목자’가 이끄시는 것과도 같은 가정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욥바에 다비다라는 여제자가 있었습니다.
‘여제자’ ‘마테트리아(μαθήτρια)’는 남성형인 ‘마테테스(μαθητής, 제자)’의 여성형인데, 신약 성경 전체에서 오직 이 구절에만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유일하게 ‘여제자’라는 호칭이 붙은 여인입니다. 다비다에게 ‘여제자’의 호칭이 붙었다는 것은 중요한 영적 리더이자 실천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랬기에 ‘사람들이 그의 시신을 씻겨 다락방에 두었던 것(행9 :37)’입니다.
그가 중요한 영적인 리더가 된 것은 거창한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36절에 “착한 일과 구제 사업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라고만 나와 있습니다.
아니, 이게 거창한 일이지요. 착한 일을 하고, 구제를 많이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39절 말씀에 “과부들이 모두 베드로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그들과 함께 지낼 때 만들어 둔 속옷과 겉옷을 다 내보여 주었다”라는 말을 통해서, 그녀는 가난한 사람과 과부를 도왔고, 옷을 지어 나누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섬김과 사랑을 공동체에 남겼습니다.
오늘 어버이주일에 우리가 되새겨야 할 것은 다비다 같은 어머니, 아버지가 있어서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자녀를 기도로 키우고, 묵묵히 착한 일을 하고, 구제하며 선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신앙의 흔적을 지켜가야 합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다비다요, 가정에 거룩한 울타리를 세우시는 분들입니다.
주님은 “내 양은 내 음성을 듣고 나를 따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자의 음성을 듣는 삶, 그것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그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가정에서 본을 보이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기도하는 부모, 말씀을 가까이하는 부모의 삶은 자녀들에게 가장 큰 신앙의 유산이 됩니다.
그런데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남의 말을 잘 들으려면 ‘전제조건’이 무엇인지를 잘아야 합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성숙한 신앙생활을 이루지 못하고, 표면에만 머무는 이유는 ‘전제조건’에 해당하는 말씀은 쏙 빼고, 좋은 말만 취하기 때문입니다.
전제조건은 27절에 있습니다.
“내 양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따른다.”
그렇습니다.
‘목자의 목소리를 듣고 따른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그래야, 목자이신 예수님의 보호 아래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목자의 음성을 자녀가 들으려면, 부모가 먼저 목자의 음성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앞에서 가족 갈등의 원인 중 ‘종교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종교 갈등의 원인을 깊이 들어가 보면, 부모의 신앙이 그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독교인 가정을 대상으로 말씀드린다면, 말씀대로 살지 않는 부모, 기도하지 않는 부모, 말과 행동이 다른 부모를 보면서 자녀들은 종교적인 갈등을 빚게 되는 것입니다.
어린 자녀가 부모의 말투를 따라하듯, 자녀는 부모의 신앙 태도를 자연스럽게 흡수합니다.
부모가 예배를 소중히 여기면, 자녀도 예배를 소중히 여깁니다. 부모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도 기도하는 자녀가 됩니다. 부모가 말씀을 가까이하면, 자녀는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삶의 울타리로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본을 보이십시오. 착하게 사십시오. 구제를 많이 하십시오.
이런 모습을 보며 자녀는 자연스럽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가정이 거룩한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는 하나님의 뜻을 묵상했습니다.
첫째로, 시편 23편을 통해 예수님이 우리의 목자 되실 때 가정이 평안과 보호의 울타리가 됨을 배웠습니다.
둘째로, 사도행전의 다비다를 통해 좋은 일과 돌봄과 구제의 삶이 가정의 울타리를 세우는 기초임을 보았습니다.
셋째로, 요한복음을 통해,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르는 삶이 자녀에게 전해져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기도와 말씀, 섬김과 본을 통해 우리 가정이 하나님의 거룩한 울타리가 되게 합시다.
그 가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대 간의 믿음을 잇고, 이 땅 위에 소망을 세우실 것입니다.
[거둠 기도]

“하나님, 우리의 가정을 주의 사랑으로 지켜주소서.
우리의 부모들이 다비다처럼 섬김으로 살아가게 하시고, 시편의 고백처럼 주님의 품 안에 살게 하소서. 우리 자녀들이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만을 따르게 하소서.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주님의 울타리 안에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