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주일/ 성탄후 두 번째주일
하나님으로 시작하여라
잠언 1: 7
늘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영이 신축년, 하얀 소의 해를 맞이하신 여러분들을 새롭게 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신년주일에는 ‘화해의 영이시여, 하나되게 하소서!’라는 비전을 통해서, ‘예배를 회복’하는 것이 하나님과 화해하는 길이요, 주님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이라는 말씀을 나눴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코로나19로 인해서 기독교역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면서 주님의 전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신년주일을 맞이하면서도 우리는 주님의 전에서 예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예배하든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면 된다.’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깊이 깨달았습니다. 속히 코로나19가 물러가고 다시 마음껏 예배하는 날이 오길 소망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예배의 소중함과 더불어 ‘계획은 인간이 하지만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한 해의 목회계획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계획하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지만,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깨달음도 깊이 새겼습니다.

저는 참 교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친구 목사님 중에서 저를 보면서 종종 “김 목사는 운이 참 좋아!”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말이 참 싫었습니다. 그래서 “운처럼 보여? 내가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는지는 모르지?”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부지런함과 근면함과 성실함 등을 은근히 드러냈습니다. 제가 누리는 모든 것들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는 교만한 생각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세상적인 말로 ‘운이 좋은 것’이고, 신앙적인 용어로 바꾸면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이 개입하지 않으시면,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저를 감사하는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내가 다 이룬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꺼이 나눌 수 있었고, 나눔의 삶은 또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주었습니다.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깨달음은 남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경쟁적인 삶에서 벗어나게 했습니다. 경쟁적인 삶에서 벗어나니 마음도 넉넉해졌지만, 무엇이 삶의 근본인지를 살펴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근본이 무엇인지를 알면 알수록 전도서 기자의 “모든 것이 헛되도다!”하는 지혜의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회의론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전도서의 “‘헛되도다!”하는 말씀은 허무주의나, 삶의 회의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선물로 주신 삶, 열심히 땀 흘리며 성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다 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다 이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개입, 하나님의 은혜가 더해져야 삶이 완성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무 아래에 누어 입을 벌리고 감이 떨어지길 바라는 삶도 문제지만, 모든 것은 내가 이룬 것이라는 교만한 마음도 문제입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의 열심과 하나님의 열심히 만나 귀한 일들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오늘 신년주일에 주신 말씀은 잠언 1장 7절의 말씀입니다.
[개역]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새번역] 주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와 훈계를 멸시한다.
[메시지] 하나님으로 시작하여라. 지식의 첫걸음은 하나님께 엎드리는 것이다.
Start with GOD-the first step in learning is bowing down to GOD;
올해는 하얀 소의 해, 신축년입니다.
소하면 생각나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호시우보(虎視牛步)‘가 그것입니다. 호랑이의 눈으로 보고 소의 걸음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많은 의미가 담긴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하는 단어는 ’되새김질‘입니다.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은 많습니다. 사슴, 낙타, 노루, 양, 새, 염소 같은 것들도 되새김질을 합니다.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이 거친 풀이나 음식을 닥치는 대로 씹어 삼키면 일단 첫 번째 위에 저장됩니다. 그러면 여기서 침과 박테리아가 장시간 풀과 음식을 발효시켜서 일반적인 잡식동물은 소화시킬 수 없는 섬유질을 분해합니다. 이렇게 연해진 풀 덩어리를 역류시켜 입으로 가져와서, 제대로 씹어 삼켜 다음 단계의 위로 넘기면 여기서 소화액이 분비되고 영양분을 얻는 것입니다.

전도서에서는 지식의 근본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식이 머리에 이론으로만 머물지 않고 삶으로 살아지려면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일회성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과 이끌어 가시는 역사를 곱씹어봄으로써, 즉, 되새김질함으로써 깊어지는 것입니다.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남들이 알지 못하는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할수록,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깊이 살피면 살필수록,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역사를 알면 알수록 하나님을 경외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가 깨달은 ’생명에 대한 외경‘은 아프리카에서 평생 의료봉사를 하는 삶을 살아가게 했습니다. 1952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슈바이처는 의사로 잘 알려졌지만 그는 의사였을 뿐 아니라, 음악가요, 철학자였고, 신학자였으며 루터교 목사였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그것은 ’두려움 혹은 공포‘와는 다른 차원의 느낌입니다. “아하!”하는 깨달음입니다. “아하!”, 깨달음이 오던 그 순간의 기쁨은 너무 커서, 더 깊은 깨달음을 갈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2021년 한해, ’여호와를 경외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삶의 즐거움, “아하!”의 기쁨을 충만하게 누리기시 바랍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삶으로 나아가려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요, 우리에게는 ’성경‘이라는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성경은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나 이스라엘 역사나 인류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성경은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거룩한 독서와 기도‘시간에 참여하신 분들이 본당에서 한 시간은 성경을 읽고, 한 시간은 기도합니다. 제가 교인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은 먼저 읽고, 표시를 했습니다만, 그래도 남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해하기 힘들고 난해한 부분도 많고, 시대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말씀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말씀들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문자로만 해석된다면 폐기되어야하겠지만,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한 문장이라도 폐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성경은 문자로 읽는 책이 아니라 의미로 읽는 책입니다. 의미로 읽으려면 되새김질을 해야만 합니다.
얼마 전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상담프로그램에, 9살 먹은 꼬마가 전문가들이나 쓰는 용어들을 구사하는데 저도 알지 못하는 의학용어들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 꼬마가 의학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고 그 뜻을 아는 것일까요? 그냥, 단어만 아는 것이지요. 성경도 그렇습니다. 어떤 말씀들은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말씀도 있지만, 대부분의 말씀은 해석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의미 찾기인 것입니다.
2021년의 비전이 ’주께로 돌이키사, 진리와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인데, 이 문장을 하나하나 풀어내면, 신학도서 한 권으로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올해는 시간을 정해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훈련을 하십시오. 그래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무엇인지 눈을 뜨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신년주일에 주시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유진 피터슨 목사의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잠언 1장 7절의 말씀을 그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하나님으로 시작하여라. 지식의 첫걸음은 하나님께 엎드리는 것이다.”
Start with GOD-the first step in learning is bowing down to GOD;
하나님으로 시작하여라!
그것이 모든 지식의 첫걸음이며, 지식의 첫 걸음은 하나님께 엎드리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께로 돌이키사, 진리와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라는 말씀을 이루려면 하나님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신년주일입니다. 한남교회 교우 여러분은 새해를 ’하나님으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삶을 하나님으로 시작하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을 열심히 도우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도와주시면, 우리의 노력만으로 살아가던 고단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 감사하게 되고, 감사하면 나누게 되고, 나눔의 삶 속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과 평화를 얻게 될 것입니다.
새해 덕담입니다.
“하나님으로 시작하여라!”
[거둠 기도]
하나님을 경외할 수밖에 없는 신비한 세상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찬양을 올립니다.
그러나 세상에 마음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신비한 세상을 보며 감탄하는 눈을 잃어버렸습니다. 주께로 돌이키고자 하오니, 주님, 잃어버린 아들을 기다리다 맞이해 주었던 아버지처럼 우리를 품에 안으시고, 회복시켜 주옵소서.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로 돌이키지 못한 삶의 현실, 코로나19가 횡행하는 현실 속에서 숨죽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불쌍히 여기셔서 우리를 회복시켜 주옵소서.
교우들 가정마다 하나님으로 시작하게 하시고, 하나님으로 시작하고자 결단하는 모든 이들의 삶을 하나님께서 열심히 도와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음성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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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동영상은 1월 3일(주일) 오전 0시에 open합니다.